트맵과의 첫 단추였던 2011년 8월 스페인 여행은 ‘이런 단체여행이라면 충분히 괜찮다’였다.
함께였지만 각자의 개성을 존중해 주는, 함께였기에 스페인의 밤거리를 안전하게 활보할 수 있었고, 특별한 그 무엇이 아니어도 스페인의 작은 도시 뒷골목을 여유롭게 거닐고 있었고...아직도 많은 기억들이 가슴 속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이때부터 인솔자였던 블루는 내 여행의 정신적 멘토가 되었고, 블루가 장기출장을 다녀오면 그 여행이야기가 듣고 싶어 만나달라고 애원을 하곤 했었다.
2012년 2월 블루가 남미출장을 다녀왔단다. 사실 블루가 남미에 대해 거창하게 말한 것은 없다. 그냥 덤덤하게 ‘꼭 가보라고’. 이때부터였던 것 같다. 머나먼 곳이었던 남미가 가슴에 들어온 것이
우선 남미여행을 위해선 한 달의 시간과 꽤 많은 비용이 필요했다. 머리를 굴려보니 2016년 2월(기억하기론 2014년까지 트맵남미여행은 2월에 진행되었다)!!! 딱 좋다. 여지없이 찾아왔던 방랑병은 2013년 5월 모로코 여행으로 달래고(현재 트맵에도 모로코 상품이 있는데, 내가 갔던 그것과는 다르다. 사정이야 어찌되었든 로드트립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게 해준 아민, 아밀리에, 아부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트맵홈피를 즐겨찾기에 추가해서 수시로 들어가 상황을 예의주시했다. 비용마련을 위해서 적금을 들고, 체력강화를 위해 등산을 시작했고, 기초 스페인어책을 구입하고...이렇게 난 아직 모객도 안된 2016년 2월 남미여행을 위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앗... 그런데 2015년 2월 남미가 모객이 되지 않았는지 취소가 되었다. 불안했다. 난 2016년 2월 꼭 남미를 가야한다. 그 하나가 내 현재의 모든 것을 지탱하고 있었기에...다행히 블루에게서 2016년 1월 남미상품이 준비 중에 있고 곧 모객을 할 거라는 기쁘디 기쁜 소식을 전해 들었다. 블루의 말대로 얼마 되지 않아 남미여행 모객이 오픈되었고, 주저 없이 신청!!! 그런데 나 이후로 모객 숫자가 며칠 째 그대로이다. 출발 최소정원수에 1명이 모자란다. 그렇게 맘 졸이는 수일이 지나 마침내 출발할 수 있는 인원이 되었다. 순간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내가 남미에 간단다. ㅎㅎㅎㅎㅎㅎㅎ. 남은 기간은 5개월. 이제 나만 잘하면 된다. 난 그렇게 설렘과 긴장을 가득 안고 남미여행을 위한 준비를 천천히 조금씩 실천에 옮기기 시작했다.
오랜 기간 준비하고 염원했던 남미여행.
2016년 1월 2일 부터 2016년 1월 29일 까지...이건 꿈이다.
그 어떤 말로도 형용할 수 없는, 그 어떤 글자 따위로도 표현할 수 없다.
여행에서 돌아온 지 20여일이 지난 지금도 벅참과 먹먹함 아련함으로 여행의 후유증으로 허둥대고 멍때리고 수시로 울컥하고 있는 나.
1월 2일 공항 첫 만남에 어색하게 추파춥스를 건네던 때부터 1월 29일 공항지하에서 헤어짐이 아쉬워 김치찌개를 함께 했던 때까지... 단언컨대 매 순간순간 모든 것이 감사했다. 유명하고 거창한 무엇이 아니라도 페루에, 볼리비아에, 칠레에, 아르헨티나에... 내가 거기에 있고, 발을 딛고, 거닐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흥분할 수 있었다.
든든한 엄마였던 루피, 내 여행의 많은 추억을 함께 공유한 선애언니, 은정씨, 소현씨, 여행 내내 적당한 관심과 배려로 도움을 주셨던 용숙이모와 가인씨, 평창 내외분.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전한다. 물론 내 여행의 정신적 멘토인 블루에게도.
여행에서 느끼는 것들은 극히 주관적이지만, 약간의 불편을 감수할 수 있고, 서로에 대한 적당한 관심과 배려가 있으면 보다 더 많은 것들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