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갑을 넘기면서 딸은 “하얀 밤 푸른 숲의 북유럽여행”을 주선했다. 유난히 무더웠던 여름날, 고위도지역의 선선한 기후와 긴 하루 속에서 청정한 자연과 그 곳 삶의 흔적을 들여다보며 여유롭게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2016.08.08~10 덴마크/코펜하겐
높은 세율과 물가고에도 유엔 산하의 자문기구에서 발표한 행복지수 1위의 국가답게 덴마크는 자유스럽고 여유가 있어보였다. 친환경정책의 일환으로 완벽하게 자전거차로가 확보된 도로시스템과 자전거의 주차시설 그리고 공중에 매달린 가로등이 눈길을 끌었다. 디자인 박물관에서는 현대 디자인의 현주소를 읽었고 스트뢰에 거리 지방법원의 모퉁이에서는 자연스럽게 전시된 대형 누드사진을 보고 문화적 이질감도 느꼈다.
2016.08.10~13 노르웨이 베르겐/오슬로
한때 발트해 해상무역의 중심도시였던 베르겐에 도착하자마자 비가 내렸고 곧 무지개의 환영을 받았다. 노르웨이는 덴마크와 스웨덴의 지배를 받다가 1905년 독립하였는데 지금은 국가별 개인소득 4위의 부국이며 산유국이다. 이슬비 내리는 새벽에 산지의 급경사부에 예쁘게 위치한 베르겐의 전원주택들을 찾아 작은 정원과 화분이 잘 가꿔진 골목길을 배회했다. 비가 잦은 이곳에서 프로옌산에 올랐을 때는 청명한 하늘 아래 브뤼겐 항구와 멀리 피요르드가 보였다. 송네 피요르드를 향한 페리의 갑판에는 비바람이 몰아쳤고 겨울왕국의 배경이 되었던 거대한 경관은 짙은 구름과 안개 속에서 수묵담채화를 그리고 있었다. 베르겐에 이어 오슬로에서도 피요르드의 일몰을 붉은 핏빛 하늘로 표현한 뭉크에게 푹 빠져보았다,
2016.08.14.~15 스웨덴/스톡홀름
중앙역 근처에 위치한 호텔 로비의 특이한 디자인이 마음을 사로잡았다. 스웨덴은 1523년 덴마크로부터 독립하였고 오슬로는 매년 평화상을 제외하고 노벨상 수상자를 선정하고 시상하는 곳이다. 노벨상 시상식장인 콘서트하우스를 찾았을 때 마침 작은 연주회가 시작되었고 노벨상 수상자의 축하만찬과 무도회가 열린다는 시청사는 황금모자이크로 빛났다. 감라스탄지구 중세도시의 뒷골목을 기웃거리다가 시청을 배경으로 저녁노을을 카메라에 담았다. 스웨덴의 막강한 해군력을 과시하기 위해 1628년 건조하여 첫 항해에서 침몰한 바사호는 항해를 위한 배는 못되고 거대한 전시용 예술품이 되고 말았다. 트램 안에서 유모차가 쉽게 이용할 수 있음을 보면서 아이 양육을 위한 세심한 사회적 배려를 느꼈다.
2016.08.16.~17 핀란드/헬싱키
유럽 최고의 청정도시이며 유럽 디자인의 수도라고 하는 헬싱키에 머무는 동안 비가 내렸다. 애니메이션 캐릭터인 무민과 게임 캐릭터인 앵그리버드의 고향이라고 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인 키아스마에는 우리나라의 설치미술가 최정화의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는데 한글이름이 대문짝만하게 게시된 공간에서는 화려하게 꽃은 피고 지고를 반복하고 있었다. 나무가 예쁜 옷을 입고 있는 에스플라나다의 공원을 수차례 걸었다. 암벽을 깎고 구리케이블과 유리로 원형지붕을 씌운 템펠리아우키오 교회에서 장엄한 파이프 오르간 연주를 듣고 핀란드의 민족주의 음악가인 시벨리우스의 기념공원에서는 레가타 카페의 진한 커피 향을 즐겼다.
2016.08.18. 에스토니아/탈린
헬싱키와 지척에 있어 페리를 타고 들린 탈린은 구소련연방으로 부터 1991년 독립하고 EU에 가입한 에스토니아의 수도인데 구도심인 톰페아지역이 아기자기한 동유럽 중세의 모습으로 잘 보존되어 있었고 특히 러시아의 분위기가 강했다, 뒤늦게 파랗게 갠 하늘이 예뻐서 멈칫거리다가 예정된 시간에 헬싱키행 페리를 타지 못했지만 이번 여행의 또 다른 소중한 추억이 되겠기에 느긋하게 식사를 즐기며 다음 배를 기다리는 여유도 부릴 수 있었다.
2016.08.19. 핀란드/헬싱키
여행의 끝자락에서 아쉬움으로 남은 시간은 디자인 전문점을 기웃거리다가 유명세를 타고 있는 카페 파제르에서 초코렛도 사고 커피도 즐겼다. 길거리에서는 3인의 악사가 귀에 익은 백만송이 장미를 마림바로 연주하고 있었다. 헬싱키를 떠날 무렵에야 하늘이 개이기 시작했다,
과거 일반적인 패키지 여행상품에서 경험했던 쇼핑관광코스가 전혀 없었고 대신 자율관광 시간이 많았다, 아내와 함께 이마를 맞대고 관광정보를 검색하고 신체 컨디션에 맞춰 지도를 들고 보물찾기하듯 이 곳 저 곳을 찾아다니는 즐거움과 여유는 이 여행상품의 매력이었다. 우리 부부는 내년에는 퇴직여행으로 중남미 여행을 계획하려 한다, 여행기간 내내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많이 수고하고 또 멋진 관광정보로 기쁨을 듬뿍 준 인솔자 “율”님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 이번 여행기간 중 미슐랭 추천 음식점 3곳 중 오슬로의 Eik은 함께할 수 있어 더욱 좋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