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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담은 밟음 서유럽 여행

익명2018년 6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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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

첫 도시에 도착하면 살짝 피곤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되어야 정상이겠지만, 이번 여행은 만만치 않았다. 우선 옷가지, 신발 등 기본 살림살이가 들어있는 트렁크가 실종돼 빈손으로 여행을 시작했다. 게다가 로마에서 첫날 밤, 호텔에서 맞춰놓은 강력한 에이컨디셔너의 찬바람을 그대로 맞고 잤더니 5년래 겪어본 가장 센 목감기 + 몸살기가 시작됐다.

여행은 1주일전 막을 내렸건만 트렁크는 아직 오지 않았고, 수많은 약으로 버텨낸 몸살기는 이제서야 사라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마 보르게제 미술관에서 시작해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서 끝을 맺은 여행은 하루 하루를 기억해보니 참 좋은 것들 투성이다.

그렇다. 가이드라고 다 같은 가이드가 아니었던 것이다. 로마에서 이틀을 맡아주신 가이드님은 그림 몇 점, 조각 몇 점, 유적지의 수백개 돌덩어리와 고대 건축물에 담긴 로마 이천년 문화와 역사를 그득 그득 눌러서 던져주셨다.
 

수많은 거장들의 작품들이 있었지만 보르게제에서 처음 본 카라밧조가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 시대의 반항아, 어둠을 바탕으로 처절하게 표현된 카라밧조의 그림은 깊숙한 어둠에서 스스로를 잡아 끌어내지만, 결국 시대에 굴복할 수 밖에 없었던 카라밧조의 마음을 느끼게 해줬다. 이런게 예술이구나.
 

베니스의 가이드님은 수백여개의 다리와 섬들, 미로같은 길들을 알파고처럼 헤집고 다니셨다.
잘 익은 가을 밤송이를 만난 듯한 기분으로 베니스를 알차게 느낄 수 있었다.

 

인터라켄은 가이드 필요 없다. 그냥 자연과 함께 휴식, 그것으로 더 이상 바랄게 없는 곳이다. 저녁 시간에 즐겼던 감칠맛 스위스 맥주와 대형 족발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몽마르뜨 언덕에서 시작한 파리 가이드님은 몽마르뜨 골목 골목 고스란히 남아 있는 문화와 예술, 역사를 알려주셨다. 중간 중간 오디오가이드를 통해 관련된 샹송까지 들려주시니, 아내는 영화의 주인공이 되어서 몽마르뜨를 걷는 것 같아 좋았다고 한다. 쉽게 지나칠 수 있는 몽마르뜨의 조그만 카페나 건물에 그런 역사와 이야기들이 숨어 있었을 줄이야.
 

루브르 가이드님은 짧게 만났지만 그 수많은 작품들 가운데 중요한 것들을 효율적으로 정리해 주셨다.

일정 동안 오후 4~5시 이후에 주어진 자유 시간에는 미리 계획했던 맛집 탐방, 쇼핑, 미술관 등 나름 알차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일행들을 보니 다들 거리낌없이 잘 다니시는 것 같았다.

자유 시간이 가장 많았던 파리는 지하철과 함께 택시, 우버도 함께 이용하면서 아름다운 거리를 다양하게 느낄 수 있었다. 택시, 우버를 타면서 기다리면서 전혀 예상치 못했던 현지의 모습도 맞닥뜨리기도 했다. 예를 들어 파리의 운전자들이 눈앞에서 싸움이 붙었는데, 전기 충격기까지 등장하는 나름 살벌한 모습.....

일반 패키지 여행의 악명높은 식사 체험을 여기저기서 들어봤다. 이번 여행중 우리 부부가 두어번 했던 생각이 '이렇게 먹이고 회사가 뭐 남는게 있겠나' 였을 정도로 매 끼 음식은 다양하고 모자람이 없었다. 음식은 개개인마다 호불호가 있으니 맛을 평가하는 것은 의미가 없겠지만, 일행을 위해 고민하고 애쓰는 우리의 투어 컨덕터의 노력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한국을 떠나 외지에서 산지 20년이 넘었고, 내일 모레면 어느덧 지천명이다. 유럽 여행을 생각하고 이리저리 검색을 하다가 잘 얻어 걸린게 트래블러스맵이었다. 회사의 슬로건과 스케줄이 마음에 들어 별다른 걱정없이 신청을 했다. 거기에는 다른 여행자들이 올려 놓으신 후기들도 영향을 줬다. 이렇게 후기를 쓰는 까닭에는 내 후기도 그렇게 다른 사람들의 의사 결정에 도움을 조금 줄 수 있을까 하는 마음도 있다. 물론 나는 다른 한국 여행사를 이용해본 적이 없고, 단체 여행도 처음이라 주관적일 수 있겠지만, 뭐 사람 느끼는건 다 비슷하지 않을까.

수준높은 가이딩, 효율적인 동선과 이동방식, 나름 고민이 담긴 식사, 적절한 자유 시간으로 여행은 처음 말한 것처럼 좋은 것들이 많았다. 아쉬웠던건 일행들과 친해질만 하니까 여행이 끝났다는 것이다.

일흔이 되신 노부부는 어디에서든 서로 손을 꼭 잡고 누구보다 여행을 즐기시는 모습을 보여주셔서 여행의 또다른 감동이었다. 덕분에, 나도 질세라 손 잡고 다녔다. 날도 더웠는데.....

초등학교, 중학교 딸들을 학교 빠뜨리고 데리고 오신 부모님들, 사이좋은 세 분의 사촌남매들도 보기 좋았다.

그리고 여행 중반부터 우리 부부와 많은 시간을 함께 해주시고, 베풀어주신 유사장님 & 이 CEO & 임 CFO (여행사 관계자분들 아님), 여행을 한층 더 재미있고 뜻깊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드린다.

파리 중점을 한번 밟으면 다시 파리에 온다고 했던가요? 그런 바람을 담은 밟음 사진과 함께 후기를 마칩니다.

끝으로 우리의 투어 컨덕터, 김은정 (덩덩), 고생 많았고, 다음에 기회되면 다시 함께 여행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  우리가족 유럽여행 9박 11일 다녀온 백상*님이 작성해주신 후기입니다. 
여행지
이탈리아프랑스스위스로마보르게제 미술관파리루브르 박물관베니스인터라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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