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플름, 굿바이 피요르드
2018년 8월 2일, 트래블러스맵 북유럽 여행 5일차, 베르겐을 출발하여 송네 피요르드 투어 하는 날! 노르웨이 여행 중 가장 기대되는 여정이다. 우리 여행의 특징 중 하나가 9시부터 느긋하게 시작하는 것인데, 오늘은 07시 50분에 호텔을 떠나 중앙역까지 걸어서 이동한다. 짐은 포터서비스에 맡겨 오슬로로 보내고, 우리는 가벼운 차림으로 걸으면서 어제 플뢰옌 산에서 내려다 본 아름다운 베르겐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남편은 스페인 톨레도의 파라도르에서 내려다 본 아기자기하고 색감이 아름다운 작은 도심의 모습 못지않게 인상적이었던 모양이다. 분명 이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장면을 꼽으라면 플뢰옌 산이 등장할 것 같다. 우리가 머무는 호텔이 중앙역 근처라 여유 있게 걷는다. 이렇게 다른 나라의 도시를 천천히 걸어보고 싶었어. 골목 골목~
드디어 피요르드 투어 시작!!
베르겐에서 보스까지는 열차로 이동한다. 어딘가로 가기 위해 북적이는 역의 모습은 어디나 같다. 길게 줄을 선 사이로 GROUP을 특별히 구분하여 승차시키는 것이 무슨 특혜를 받은 듯 기분이 좋았따. 우리나라도 이렇게 관광객의 편의를 봐주는지 궁금하다.
열차 왼쪽으로 빙하가 녹아 흐르는, 보기만 해도 차가운 강물과 붉은색 노란색 조합의 예쁜 집들이 끝없이 지나간다. 평소에 그림으로 동경하던 유럽의 풍경이다.
보스에서 구드방겐까지는 버스를 이용한다. 기차에서 내려 보니 피요르드 관광객을 위한 버스가 줄지어 서있다. 광재씨 안내로 우리 일행은 재빨리 926번 버스를 탔다.
버스 오른쪽으로 펼쳐지는 U자 협곡. 길게 가늘게 흘러내리는 폭포,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 같아 저절로 탄성이 일어난다. 협곡 사이에서 바라보는 피요르드! 그 장엄함에 또 다른 멋짐이 폭발한다. 와우~
구드방겐에서 플름까지는 피요르 페리를 이용한다. 뉴질랜드의 밀포드사운드 이후 세 번째 만나는 피요르드, 송네피요르드는 총 204Km로 세상에서 가장 길다고 D가 전한다.
페리 후미에서 잔잔히 흐르는 물길과 멀어지는 협곡, 새롭게 다가오는 절벽은 원시 그대로의 도도함을 지녔다. 빙하수로 흘러내리는 시간들,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나! 시간은 흐르
는 물과 같다는 말이 실감난다. 몇 백만 년의 시간 그 어디쯤에 서 있는 것 같다.
페리 후미 가장 마지막 자리를 잡았으나 이국의 노부부가 4인석을 짐과 함께 다 차지하는 바람에 등받이 없는 옆 자리와 역방향 자리를 잡았지만 2층과 3층을 들락거리며 피요르드를 만끽한다. 표현이 많지 않은 이들도 대자연이 주는 감동을 느끼는가보다. 배를 타는 2시간 내내 사진과 동영상을 찍는 것 보니~
남편은 광재씨가 추천한 맥주를 아들과 함께 맛보고, 맛은 별로라고~~
배는 어느새 작은 마을 플름에 도착한다. 플름에 하나밖에 없는 레스토랑에서 피자와 까르보나라를 먹으며 여유롭게 다음 열차를 기다린다. 16시 05분 플름에서 뮈르달로 가는 소박한 산악열차를 탈 때까지만 해도 몰랐다. 지금까지의 감동이 그냥 묻혀 버릴 것임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철도 여행의 하나'라고 적힌 초록색 열차 FLAMSBANA~ 뮈르달로 가는 열차는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풍경들을 선물했다. 절벽에 나무로 만든 철로케이스가 이름을 알지 못하는 계곡 굽이를 타고 돌아가고, 절벽 저 아래로 펼쳐지는 모습은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는 멋진 풍경이다. 어느 지점에서 기차는 멈춘다. 바로 내 앞에서 쏟아져 내리는 폭포수! 우와! 이건 뭐야?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동이다.
그리고 음악과 함께 산 저 위쪽에서 붉은 옷의 댄서가 춤을 춘다. 요정처럼 나타났다 사라지다를 반복하며 쏟아지는 물줄기와 함께 어울리던 기묘하면서도 잊지 못할 멋진 장면이었다. 한국은 39도 폭염이라는데 여긴 춥다.
17시 54분, 뮈르달에서 오슬로로 가는 고속열차를 탔다.
정상에 펼쳐지는 멋진 장관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간다. 좌석 위치 상 사진을 찍지 못하고 곧 잠에 빠졌다.
굿바이 플름, 굿바이 피요르드.
*트래블러스맵 북유럽 세미패키지여행을 다녀오신 서영*님께서 작성해주신 후기입니다.
